집 근처에 작은 화원이 하나 있다. 회사에서 집을 오갈 때나 커피를 사러 갈 때마다 눈길이 가는 가게였다. 화려한 화원은 아니었고 통창 뒤로 아기자기한 초록 잎을 달고 있는 작은 크기의 화분들이 있는 단아한 가게였다.지나가면서 ‘언젠가 한 친구를 집에 데려가고 싶네.’ 라고 생각했다.레옹의 마틸다처럼 멋지게 화분을 들고 집까지 당당하게 걸어가는 이상한 상상을 하며 혼자 웃었다. 하지만 몇 개월째 그 친구를 집으로 데려오지는 않았다. 그 당시 꽤나 지친 상태였던 것 같다. 움직이지 않는 작은 크기의 식물 하나를 키우는 데에 필요한 책임감을 갖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우리 집에 나를 제외한 또 다른 생명체를 들인다는 것은 고민이 필요했다. 어렸을 적 잘 돌보지 못했던 전적도 있었고, 화원에서 생명력을 뿜어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