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ile and resilient

생각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Green Lawn 2024. 2. 12. 16:01

주기적으로 보는 책이 있다. 아무 생각 없는 지하철에서, 고민되는 일이 있을 때, 그냥 그저 그런 어느 날.

특별한 순간에 생각나는 책은 아니고 그냥 주기적으로 펼치게 되는 책이다. 너무나 매력적이고 소중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가장 강하게 휘감는 생각은 '나는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너무나 갑작스럽고 충격적이면서도 혼란스러운 일이 생기면 어떻게 행동하고 있었는가?' 이다.

 

갑작스럽고 혼란스러운 일.

누군가는 큰 충격을 받고 무너질 것이고, 누군가는 이 일을 잊기 위해 더 바쁘게 살아갈 것이고, 누군가는 덤덤하게 받아들이겠지.

사람마다 대처는 다르겠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온다는 것이다. 

나는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이었나? 

 

이 책의 가장 훌륭한 점은, 혼돈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그리고 그게 당연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서서히 이끌어준다는 점이다.

나는 오묘한 대상들을 좋아하는데 이 책이 딱 그렇다. 자연과학 서적인 것 같았는데 누군가의 평전같기도 하고 회고록 같기도 하다.

나이를 조금씩 먹으며 세상에 대해 이해하게 된 점이 한 가지 있다면,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것이다.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수많은 일들.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운 일들이 우연을 가장한 형태로 내 삶에 들어와 나를 흔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면 그 사건으로 인해 내 삶의 방향이 틀어졌고, 지금의 내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혹스럽고 오묘하다.

곰곰이 생각하면 삶에서 내가 제어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이를 제어하려 드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자연의 법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서 정리한 결론이 조금 웃긴데 그래도 말해야겠다.

나는 이 혼돈을 즐길거야! 혼돈 속에서 수영하는 어른이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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